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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국화꽃같은 우리 엄마... 글쓴이 │ 이종진 등록일 │ 2012-10-04 조회수 │ 5717
엄마... 얼마나 지금 마음 고생이 심하세요? 제가 보내드리는 꽃으로 엄마 마음속에 노년의 소망과 평화와 감사만이 활짝 피는 기적이 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의 힘든 일들이야 어디 지나온 엄마의 10년 인고의 세월과 감히 비교가 되겠습니까? 이제는 과연 어떤 고난이 엄마의 영혼을 뒤흔들 수 있겠습니까? 담대하게 이겨나가시기를 기도합니다.

2002년 겨울부터 2년동안 지속되었던 아빠의 암투병, 또 아픈 아빠와 함께 지고가야 했던 힘겨웠던 엄마 인생의 무게. 엄마는 아빠의 암투병 와중에서도 치매에 걸리신 여든 넘으신 시어머니와, 늘 바둑으로 소일하시며 어린아이처럼 삼시세끼 반찬투정을 하시던 철없는 시아버지를 함께 돌보아 드려야 했지요. 그 와중에도 삼시세끼 입맛 까다로우신 저의 할아버지의 비위를 맞춰드리기 위해서 늘 죽을 쑤시고, 맛있는 반찬을 만드시고... 그 힘들었던 삶의 서곡이었던 2003년도에, 기적과 같이 저희 가정이 한국에 1년간 파견 근무를 나가게 되어 아픈 아빠곁에서 1 년을 머물렀던 것은 지금 돌이켜 보면 기적중의 기적입니다. 제가 곁에 있어도 힘들었던 그 삶을, 제가 다시 미국에 돌아온 뒤에도 엄마는 지금까지 이어가시니... 저는 그동안 엄마를 꽃으로만 위로해 드릴 뿐이었지요. 5월이면 보내드렸던 프리지아꽃, 카네이션 꽃... 엄마의 망망대해 그 사랑에 비하면 너무나 작은 저의 정성에도 엄마는 얼마나 큰 힘을 얻고 감동을 하셨던지....

그렇게 힘들 때도, 할머니 할아버지를 단 하루도 모셔가지 않았던 다섯 명의 삼촌들이, 이제 와서 할아버지가 돌아가시자, 벌떼처럼 달려들어 엄마의 전재산인 집 한채를 두고 때마다 엄마를 괴롭히시니, 저는 말로만 들어도 괴롭고 엄마를 생각할 때 너무나 눈물이 납니다. 이번 추석에도 집을 팔라고 한바탕 난리를 치고, 엄마를 위협하고 가셨다니 엄마는 지금 얼마나 배신감과 슬픔에 속앓이를 하시겠습니까? 저 역시 삼촌들이 그렇게도 악하게 변한 모습에 참담한 심정일 뿐입니다.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 전화 한통 쓴소리 못하는게 조카의 입장이군요.


아버지도 돌아가시고, 할머니도 돌아가시고, 할아버지도 돌아가시니, 할아버지 살아계실 때는 엄마가 못 모신다 할까봐, 온갖 칭찬을 하시며, 엄마를 세워주시는 척 하시던.... 문중 친척들도 이제는, 저희 편은 단 한 사람도 없네요. 엄마의 효부로서의 선행도, 남편에 대한 희생도, 기울던 시댁을 살린 공로도 모두 공중으로 사라지는군요. 오히려 세상은 순전한 효심과 선행 앞에 오히려 더 핍박을 가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몰랐나봅니다.



그러나 엄마의 진심과 하늘을 우러러 부끄럼 없는 삶은 하늘이 알아주실 것이고, 이 자식이 알기에... 엄마의 그러한 하늘에 쌓은 보화로 생명의 유업인 예쁜 손주 셋과 예쁜 손녀 셋을 얻으셨으니.... 그 생명의 축복을 감사하시고 기뻐하는 넉넉한 영혼의 여유는 바로 우리가 누릴 수 있는 복 중의 복이라 여겨집니다.

저도 이런 일을 늦게나마 겪고보니, 세상에는 아버지없이 자라 보이지 않는 친척들의 설움을 많이 받고 산 사람들이 많더군요. 자식들을 혼자 키우기 위해, 억척같이 시댁과 싸우면 살던 어머니들의 이야기도 많이 있고요. 다행히 저희 남매 다 결혼 하고 장성하여, 이런 일을 겪는 것을 다행이라고 해야할른지요.... 오히려 어린 시절에 험한 삶을 살지 않게 막아주신 부모님께 감사를 드리고, 모든 풍파 몸으로 다 막아주신 엄마에게 너무 감사드려요. 올 해 겨울에도 미국 딸내집 꼭 와 주시고요. 아이들이 다 할머니 기다려요.

추석이 끝나고 마음이 좋아야 할 10월의 시작.... 삼촌들 때문에 숯덩이가 되신 마음. 기도로, 찬송으로 또 저와 떠는 수다로, 제가 보내드리는 꽃으로 다시 활짝 피어나시기를 바래요.


미국에서 딸래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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